'경제침체기'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9.10.08 경기가 나쁠 때 창업을 해야 하는 이유


경기가 나쁠 때 창업을 해야 하는 이유
 
어떤 전문가들은 최근의 경제 상황을 70년대 중반 극심했던 경제침체기에 비교한다.
70년 중반이 바로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이 창업된 때였다는 것을 잊은 채로 말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의 예제에서처럼, 경제침체기는 사실 생각하는만큼 창업을 하는데 그리 나쁜 때가 아닐 수도 있다. 물론, 창업을 하는데 특별히 좋은 시기라고 말하는 것도 아니다. 사실 현재 경제 상황과 적합한 창업시기는 그리 큰 연관성이 없다.

많고 많은 신생기업들을 보면서 한 가지 배운 것이 있다면 모든 기업들의 성공과 실패 여부는 창업자들의 수준과 질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물론 경제 상황이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창업자들의 중요도에 비교해보면 새발의 피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창업은 "언제 하느냐"보다 "당신이 누구냐"가 훨씬 중요하다. 당신이 적합한 사람이라면 경기가 안 좋아도 성공할 것이다. 그런 사람이 아니라면 경제가 아무리 좋아도 실패할 것이다. "지금은 경제가 좀 그러니까 창업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경제가 하늘로 치솟으며 날아가던 닷컴 버블 시절에 "지금 창업을 하면 나는 부자가 되겠지"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동일한 실수를 범하는 것이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성공 확률을 높이고 싶다면, 현재 경제 상황보다는 누구를 동업자로 영입할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어야 한다. 만약에 회사의 생존에 대한 위협요소가 걱정된다면 그 요소들을 뉴스에서 찾지 마라. 차라리 거울을 들여다 보고 거기에서 찾아라.

하지만 어느 창업팀을 막론하고 당연히 경제가 좋아진 다음에 돈을 버는 것이 유리한 것이 아닌가? 레스토랑을 차린다면 맞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기술업계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기술은 주식시장의 상황과는 무관하게 진보한다.
따라서 경제가 좋아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보다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재빠르게 움직여야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첫 상품은 알테어를 위한 베이직 언어의 인터프리터였다.
 
그리고 그 제품이 바로 1975년 그 때 세상이 필요한 것이었다. 하지만 만약에 빌 게이츠와 폴 앨런이 경제가 좋아지길 바라면서 몇 년을 기다리다가 이 제품을 출시했다면 그때는 이미 너무 늦었을 수도 있다.

물론 지금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가 당신의 마지막 아이디어는 아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항상 나오게 마련이니까. 하지만 지금 무언가 행동으로 옮기고 싶은 구체적인 아이디어가 있다면 지금 움직여라.

그렇다고 해서 경제를 무시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고객과 투자자 모두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는다. 사실 고객들이 경제적 압박을 받는 것은 그리 큰 문제는 아니다.
오히려 창업자들에게는 큰 혜택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신생기업(스타트업)들은 대체적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더 싸게 만들기 때문에 경제침체기에는 오히려 큰 기업들보다 잘 될 수 있는 좋은 여건에 놓이게 된다.

더 큰 문제는 투자자들이다. 신생기업들은 대체적으로 외부에서 투자를 받는데, 투자자들은 경기가 안 좋아지면 투자를 꺼려하기 때문이다. 사실 그러면 안 된다. 본래 투자의 기본 원칙은 경기가 안 좋을 때 (싼 가격에) 사고 경기가 좋아지면 (비싼 가격에) 파는 것이다. 그런데 투자 시장을 보면 이것과 반대 원칙이 작용한다. "좋은 때"란 모두가 살 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석을 지키는 것이 오히려 소수에 들어가는 이상한 현상이 일어난다.
 
그 결과 1999년에 주위에서 모두 투자한다는 이유만으로 절대 투자하면 안 됐을 신생기업들에 미친 듯이 투자를 해댔다. 10년 후인 2009년에는 좋은 기업도 투자 받지 못하는 반대 현상이 일어난다.
창업자라면 이러한 지형에 적응해야 한다. 뭐, 그리 새로운 것은 없다. 창업자들은 항상 투자자들의 그때 그때 변덕에 장단을 맞춰줘야 했다. 어떤 창업자에게나 자신의 투자자들이 얼마나 변덕스러운지 한번 물어봐라. 모두 기가 막힌 표정을 지을 것이다.
 
작년에는 우리 기업이 얼마나 "바이럴(viral)"한지 설명 했어야 했다. 올해는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끄떡없이 버틸 수 있는지를 설명해야 한다.
(이런 것들의 나쁜 기준이라는 것이 아닌다. 투자자들의 문제는 그들의 투자 기준이 아니라 한 가지 기준에만 모든 초점을 두고 나머지를 모두 무시하는 경향이다.)

다행히도 신생기업들이 경기 침체에도 튼튼한 기업을 만드는 방법은 경제가 좋았을 때에도 똑같이 해야하는 것이다. 바로 기업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나는 수년동안 창업자들에게 성공으로의 가장 확실한 지름길은 비지니스 세상의 바퀴벌레가 되는 것이라고 말해왔다. 신생기업이 죽는 이유는 돈을 다 써버리기 때문이다.
회사를 더 싸게 운영할 수 있을 수록 회사는 살아남을 가능성이 더 높다. 다행히도 기업을 운영하는 것이 저비용으로 가능해진 세상이 왔다. 경기 침체는 이를 더 쉽게 만들 것이다.

진짜 핵겨울(nuclear winter)이 왔다면 현재 일자리를 고집하는 것보다 바퀴벌레가 되는 것이 오히려 더 안전할 수도 있다. 고객들은 더 이상 제품을 살 수 없으면 하나둘씩 줄어들 것이다.
고객들이 어느 한 순간에 갑자기 다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만약에 다니던 회사에서 나와서 창업을 했는데 이 회사가 망하고 다른 일자리를 찾을 수 없다면? 여러분이 영업이나 마케팅 쪽에 있다면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이쪽 분야는 안 좋은 경제상황에서는 일자리를 찾는데 몇 달 씩 걸릴 수 있다. 기술분야에 있는 사람들은 좀 더 유동성이 있다.
 
훌륭한 해커(역주: 기술자, 운영자, 개발자 등등)들은 항상 어떤 종류이든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 꿈에 그리던 자리는 아닐지 몰라도 최소한 굶어 죽지는 않을 것이다.
경기가 나쁠 때 또 다른 장점 하나는 경쟁이 적다는 것이다. 기술분야의 기차는 정기적으로 역을 떠난다. 만약에 모두가 구석에 숨어서 두려움에 벌벌 떨고 있다면 용감한 당신에게는 기차 전체가 주어지는 것이다.

'창업자는 투자자'라는 사실도 기억해야 한다. 창업자는 일을 해서 주식을 산다. 래리와 세르게이가 이 정도로 부자가 된 것은 그들이 수십억달러의 가치가 있는 노동을 했다는 것이 아니라 구글이 첫 투자자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투자자는 경기가 안 좋을 때 사야 한다.

혹시 이 글을 읽으면서 "투자자들은 바보 같이 사야할 때 안 사고 비합리적으로 남들을 무조건 따라한다"고 이야기 했을 때 투자자들을 비웃었는가? 사실 창업자인 당신도 그렇게 낫지는 않다. 경기가 안 좋으면 해커들은 보통 대학원으로 간다. 이번 경기 침체 때도 이 현상을 목격할 것이다.
 
사실을 대놓고 얘기해보자면,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금 내가 하는 이야기를 믿지 않을 것이다. 믿는다 하더라도 머리로만 그럴 거야라고 하지 실제적으로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은 극히 적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경기 침체는 창업을 하기에 좋은 시기일 수도 있다. 적은 경쟁이라는 장점이 소극적인 투자자라는 단점을 커버할지는 두고봐야 한다. 하지만, 이렇든 저렇든 상관은 없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주어진 기술을 놓고 무엇인가 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언제 움직여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언제나 변함없이 "바로 지금"이다.
 
신고
Posted by 비회원

댓글을 달아 주세요